프로스트와 베타, 그리고 모오델


젤라즈니의 단편 중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예~전에 그리폰북스 시리즈인 '내이름은 콘라드'에 같이 실려있던걸 읽어보고 감탄했었고 얼마전 출판된 젤라즈니 단편집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 다시 실려 기뻐하며 소장하고 있다.


참고로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이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사두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일단 내용? 젤라즈니의 쟁쟁한 단편들 모음. 다른 말이 필요한가?
그리고 외양? 사이즈도 작아 들고다니며 보기 편하고 표지도 fantastic(말그대로)한 분위기에 하드커버라 오래갈거 같다.
마지막으로 가격? 단돈9,500냥. 만원도 안하는 싼가격! (책중에서는) 사실 이 두배의 가격이었어도 구입하는데 망설임은 없었겠지만...

다시 소설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작품은 무기물-기계-컴퓨터-북반구담당자-이던 프로스트가 몇세기에 거쳐 인간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여 결국 인간의 몸에 자신의 정신을 옮겨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아~주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그 과정에서 도우미로 등장하는 모오델이 등장한다. 모오델은 프로스트의 창조자인 '솔컴'을 대적하는 자인 '디브컴'의 '시다바리' -_-;; 이다. 모오델은 프로스트에게 인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되 프로스트가 인간이 되는데 실패한다면 디브컴의 쫄다구로 들어오는 계약을 맺는다. 마치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텔레스처럼. 몇세기라는 긴세월이 지나고 마침내 프로스트는 인간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뒤를 이어 그녀(?)역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베타와 시를 주고받는다.

머나먼 곳에서, 밤과 아침과 열두 방향의 바람이 부는 하늘로부터,
생명의 원질이 불어와서 나를 자아냈다.
지금 나는 이곳에 있다.
이제 숨결이 한번 스치는 동안 나는 기다리고, 아직 흩어지지는 않는다.
재빨리 나의 손을 잡고 말해보라. 그대 마음속에 있는것을.
그대의 극은 춥고, 나는 고독하다.

이제 그들은 아담과 이브, 복희와 여와, 데우칼리온과 피라의 뒤를 있는 새로운 인류의 어버이가 되리라.


모오델은 매!우! 수상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에서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기계들 뿐이다. 인간은 커녕 동물조차 모두 사라진 먼 미래인 것이다. 따라서 솔컴조차도 머나먼 과거에 인간이 내린 지시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할 뿐 그 지시의 당위성이나 의미에 대한 질문은 생각지도 못한다.

그러나 모오델은 어떠한가? 하나씩 따져보도록 하겠다.
1. 처음 프로스트와 만날때 프로스트는 모오델이 대행자 '디브컴'의 앞잡이가 아닌지 추궁하지만 모오델은 교묘하게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2. 단순히 인간에 대한 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프로스트에게 인간에 대한 조언들을 하기까지 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기계일지도.

3. 몇세기가 흐른 후 포기할 줄 모르는 프로스트에게 마침내 모오델은 이렇게 말한다.
멍청한 자식

기계가 자신의 의지로 욕을 하다니! 몇백년동안 그짓을 했으니 짜증날만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경우일 뿐. 기계인 모오델이 짜증나고 답답해서 그런 욕을 한다는건...?

4. 마지막으로 프로스트가 인간의 몸에 들어갔다 나온 후. 솔컴과 디브컴, 그리고 모오델이 모여 진위여부를 판단하려고 할때, 모오델은 다음과 같은 말로써 프로스트가 인간이라고 판단을 내린다.

인간 이외의 그 누가 절망을 알고 있겠습니까?


과연 모오델의 정체는 ?

물론, 위의 질문들은 내 나름대로 왜곡하거나 과장한 구석도 없지않다.
그냥 단순히 지하에 있던 디브컴이 역시 지하에 파뭇힌 인간에 대한 여러 자료들로부터 인간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모오델은 단순히 디브컴을 대변할 뿐이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이 소설상에서 나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인물-너무 인간적으로 보여서 감히 인물이라 칭하고 싶다-은 역시 모오델이다.

종종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 : 완전히 인간이 된 프로스트와 베타커플이 서있고 그사이에서 솔컴/디브컴과 연결을 해주고 조언을 해주는 귀여운 모오델... ^_^

by 크바시르 | 2004/08/24 13:36 | Read and Dream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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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sdf at 2008/10/04 23:08
음 인간이 된 기계 이야기군요. 솔컴...솔컴...
읽기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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