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만치 새벽 4시에 모여 미니버스를 타고 아부심벨 신전으로 출발했다. 아직 캄캄한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다 일출을 본 후 마침내 아부심벨에 도착한 시간은 7:30. 소설 '람세스'를 읽어보았다면 람세스 2세와 네페르타리의 러브스토리가 슬슬 떠오를 시점이다.피라미드는 사실 너무 거대해서 현실로 인식하기 어려워서 무의식중에 뇌가 배경으로 처리해 버렸을지 모르나 아부심벨은 달랐다. 실감나게 거대한 거상들. 더구나 인간형이라 더욱 웅장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
크바 : 젠장. 무적의 람세리안이 하나도 아니고 자그만치 네마리나 있으면 어떻하라고!
닥돌 : 그래도 이전 공대에서 네마리 중에 하나는 잡았나보네?
아부심벨의 전경. 그나마 몹 하나는 리젠되기 전인듯?
신전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네 개의 거상 중 하나는 대파되어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데 덕분에 상반신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신전 안에는 수많은 부조가 화려하게 새겨져 있는데 유명한 카데쉬 전투에서 람세스가 활약하는 모습도 나타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신전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양쪽 부조들의 분위기가 거울에 비친 듯 대칭을 이루는 것 같다는 점인데...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확이할 길이 없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지만 최소한 신전 깊숙한 사신상의 입구에는 상이집트와 하이집트 각각의 파라오가 마주보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건 확인할 수 있었다. 어두운 신전을 돌아보고 밝은햇살이 내려쬐는 밖으로 나오는 순간은 왜 고대 이집트인들이 태양을 기본으로 한 아몬이나 아톤 신을 섬겼는지 알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부심벨 대신전을 나와 왼쪽으로 잠시 걸어가면 람세스 2세의 아내 네페르타리의 신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대신전보다는 작은 규모라고 하지만 역시 거대할 뿐 아니라 내부 부조들은 좀더 여성적이고 차분한 느낌이다. 만일 정말 신이 존재하고 람세스와 네페르타리가 신으로 격상되었다면 몇쳔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붙어있는 신전에 같이 머무르며 행복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스완 댐에 의해 생긴 호수
덧. 사실 원래 신전의 위치는 여기가 아니었으나 아스완 댐의 건설로 인해 수몰될 위기에 처한 것을 유네스코의 주도로 대공사 끝에안전한 현재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올림픽따위보다 이런 게 진정 세계가 하나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